일곱 칸 남짓의 학교 도서관에 담아야 할 기능이 너무 많습니다. 갖춰야 할 책들도, 앞으로 갖출 일도 잔뜩인 바람에 공간이 온통 서가로 채워질 예정이었습니다. 물론 서가가 곧 도서관의 본질이겠으나 서가 때문에 가기 싫은 공간이 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싶었습니다. 서가가 본질이라면 그 본질이 공간을 꾸리도록 해야겠죠. 나머지-천장을 가로지르는 구조물과 섬세한 조명 계획, 톤을 맞추기 위해 기존에 덧대진 마감-들은 그 뒤를 따를 뿐입니다. 서가로 쌓은 담백한 평면이 흥미로운 단면을 만들고 그 단면이 깊이 있는 투시가 되길 바라며 만들었습니다.